같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한 두 영화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보통의가족을 재밌게 보셨다면 더디너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더 디너
감독
이바노 데 마테오
출연
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 알레산드로 가스만, 루이지 로 카시오, 바보라 보불로바, 자코포 올모 안티노리, 로사벨 라우렌티 셀레르스, 리디아 비테일, 안토니오 살리네스, 로버토 아코네로
개봉
2015.07.16.
보통의 가족
감독
허진호
출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홍예지, 김정철, 최리, 유수빈, 변중희, 박상훈
개봉
2024.10.16.
영화 더 디너 2014 vs 보통의 가족 원작 비교 분석
두 영화 <더 디너>와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다.
이에 영화<보통의 가족>을 보고 과연 원작과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 바로 영화<더 디너 2014>를 함께 감상했다. 원래는 영화<더 디너>의 리뷰를 따로 쓸까 하다 리메이크작이다 보니 기본 줄거리는 거의 같기 때문에 오늘은 리뷰 대신 비교 분석 후기를 써볼까 한다.
원작 소설을 읽고 비교하면 가장 좋겠지만 책을 읽지 않다 보니 같은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들을 비교해 보려 했다. 이에 2013년에 제작된 동명의 네덜란드 영화와 2017년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를 함께 비교해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구할 수가 없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이탈리아 버전의 2014년작을 감상하게 되었다.
이 영화 <더 디너>의 이탈리아 원제는 'I Nostri Ragazzi'로 '우리 소년들'이란 뜻이라고 한다. 앞서 영화 보통의 가족 리뷰에서도 썼듯 소설<더 디너>의 기본 줄거리는 저명한 정치인이자 네덜란드 총리 후보인 형 세르주와 전직 역사 교사인 동생 폴 로만이 10대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가 TV에 방영되면서 이를 두고 다투게 되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런 기본 줄거리는 영화<더 디너>나 <보통의 가족> 모두 같다.
하지만 두 영화는 소설 속 정치인과 역사 교사인 주인공들의 직업 대신 변호사와 소아과 의사로 각색되어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영화<더 디너>에서는 변호사인 형 마시모(알레산드로 가스만)의 가족은 그의 새 아내 소피아(바보라 보볼로바),딸 베니(로사벨 라우렌티 셀레르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소아과 의사인 동생 파올로(루이지 로카시오)의 가족은 아내 클라라(지오바니 메조기오르노),아들 미켈(자코포 올모 안티노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보통의 가족>에서처럼 변호사인 형 마시모는 동생 파올로보다 부유하고 범죄자를 변호하는 모습도 같은 설정으로 되어있다. 다만 동생 파올로는 <보통의 가족> 재규(장동건)보다는 훨씬 더 따듯하고 농담도 좋아하는 소아과 의사로 나온다.
이에 파올로는 아내 클라라뿐 아니라 병원 간호사나 환자들과 농담도 잘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선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또한 영화 <보통의 가족>에서처럼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는 그려지지 않는 차이가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이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인 듯 보이는데 영화<보통의 가족>속 두 형제 재완과 재규의 성격은 정반대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아이들 문제에대해 서로 다른 결정을 한다. 특히 재규 같은 경우 형 재완 부부와 아이들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경찰서에 자수해야 한다며 아들 시호를 차에 태워 데려가려는 행동을 하지만 이 영화<더 디너>의 동생 파올로는 그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에 개인적으로는 영화<보통의 가족>을 볼 때 초반 아이들을 경찰서에 자수시켜야 한다 주장했던 동생 재규가 특별한 사건도 없이 결말 부분에선 검찰에 넘겨야 된다는 형 재완의 의견에 반대하며 대립하는 모습이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졌다. 그로 인해 재규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공감을 하지 못해 영화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더 디너>에서는 두 형제가 대립하는 모습 자체보다는 아이들의 범죄 사실로 인해 흔들리는 두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때 <보통의 가족>속 재완과 재규 부부는 처음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건을 묻어야 한다거나 경찰서에 자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다.그리고 영화의 결말 부분에선 그랬던 자신들의 결정을 아이들의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정반대로 바꾸게 되면서 갈등이 생기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 영화 <더 디너>에서는 형 마시모와 소피아 부부가 아이들에 대해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영화 결말까지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두 사람의 대화 장면에선 일부로 소리를 없애버려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반면 동생 파올로와 클라라 부부는 계속해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클라라는 자신의 아들 미켈이 아닌 형님의 딸 베니의 잘못으로 몰아가며 아들을 보호하려 한다. 반면 파올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 부분에서 아이들을 검찰에 보내야 한다는 형 마시모를 차로 치면서 이를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로 인해 두 영화는 결말은 같지만 그 과정이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영화<보통의 가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 두 형제의 대조적인 성격을 강조하면서 영화 후반부의 반전을 상업적으로 더 자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영화<더 디너>는 아이들의 범죄로 인해 어떠한 결정을 해야할지 몰라 흔들리는 두 가족의 모습을 그리려 노력했다면 영화<보통의 가족>은 이보다는 대립하게 되는 두 형제의 갈등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란 차이점이 느껴졌다.
이런 두 영화의 차이점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은 아이들의 문제로 함께 식사를 하며 의논하게 된 두 형제 부부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영화<보통의 가족>에서는 형 재완 부부와 연경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건을 덮고 넘어가자 주장한다. 하지만 원칙주의자인 동생 재규는 그럴 수 없다며 아들 시호를 경찰서에 넘기려 한다. 이렇듯 영화<보통의 가족>에서는 네 명의 주인공들의 선택을 분명하게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영화<더 디너>에서 형 마시모는 아이들이 재판을 받을 경우 어떤 형벌을 받는지 친구 검사에들은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들려준다.이때 동생 파올로는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하고 더 생각해 봐야겠다며 그 자리를 피한다. 이에 형 마시모는 파올로에게 결정을 위해 전화를 하지만 혼란에 빠진 파올로는 형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국 마시모는 딸 베니의 말을 오해해 동생 파올로가 아이들을 경찰로 넘기려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 마시모는 딸 베니가 그깟 노숙자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한 아기 모니터링 기계를 통해 아이들이 범죄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면서 결국 마시모는 검찰에 아이들을 넘길 결정을 내리게 된다.이렇듯 영화<더 디너>는 아이들의 범죄에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던 두형제 부부가 결말에가서 어떤 결정을 하게되었는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큰 차이가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처럼 영화<보통의 가족>은 서로다른 두 가족의 대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영화<더 디너>는 혼란에 빠진 두 가족이 결정을 내리게되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라 할수있다. 이에 개인적으로는 <보통의 가족>보다는 <더 디너>의 전개 과정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이와 함께 영화<보통의 가족>에선 변호사 재완의 의뢰인이 피해자를 차로 그대로 치게 되면서 죽인다는 설정으로 나오지만 영화<더 디너>에선 의뢰인이 경찰으로 총으로 자신을 방어한다는 설정으로 그리고 있다. 이에 총기 규제가 있는 한국이라 이 부분은 각색된 듯 보인다. 그리고 영화<더 디너>에서는 동생 파올로의 아내 클라라가 범죄 프로그램 애청자라 가장 먼저 CCTV 속 범행 장면을 보고 아들 미켈을 인식한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때 클라라는 미켈의 말을 믿는다. 그 뒤 형 마시모가 딸 베니의 이야기를 듣고 동생 파올로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아내 클라라와 파올로는 다툼을 하게 된다. 이때 파올로가 거짓말로 아들 미켈을 추궁하면서 두부부는 아들의 자백을 받게 된다. 하지만 영화<보통의 가족>에선 연경이 TV 방송과 함께 그날 밤 피 묻은 옷을 입고 온 아들 시호를 보고 이 사실을 바로 눈치채는 차이가 있다. 또한 <보통의 가족>속 연경과 지수는 나이 차이가 많은 걸로 나오고 지수는 전에 떡집 아가씨라는 설정으로 두사람의 갈등구조를 더 부각한다. 반면 영화<더 디너>속 소피아와 클라라는 그리 나이 차이가 많아 보이진 않고 소피아의 직업은 등장하지 않는 차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보통의 가족>에서는 굴다리 밑에 있던 노숙자를 아이들이 폭행한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더 디너>에서는 주차된 차를 타려했던 아이들에게 노숙자가 시비를 걸어 폭행하게 된다. 이때 개인적으로는 영화<더 디너>속 CCTV에서는 아이들이 탄 차 번호가 충분히 보일거 같아 굳이 차를 타고 가야했다 싶었다.